서울 와서 가장 힘든 게 밥이다. 고향에서는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당연하게 먹었는데, 여기서는 모든 한 끼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편의점 도시락도 질리고, 라면도 질리고, 그렇다고 배달 시키자니 배달비가 무섭다. 그러던 중 신촌에서 발견한 이 만둣국집.
가게는 작고 오래됐다. 테이블 네 개밖에 없고, 벽에는 오래된 가격표가 붙어있다. 만둣국 6,000원. 서울 물가 생각하면 양심적이다.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주방에서 뭔가 열심히 빚는 소리가 들렸다. 냉동만두가 아니라 직접 만드는 거구나. 기대가 됐다.
나온 만둣국은 투명한 국물에 만두가 통통 떠있었다. 한 입 먹었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과장 아니고 진짜.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랑 비슷했다.
만두 속에는 고기랑 두부, 부추가 들어있고, 국물은 멸치 다시마로 낸 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데 깊은 맛이 있다.
밥도 따로 시킬 수 있는데 (1,000원) 국물에 밥 말아먹으면 진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다.
사장님이 할머니신데 퇴근하면서 "맛있게 먹었어요"라고 했더니 "다음에 또 와" 하셨다. 그 한마디에 또 울컥했다. 서울에서 따뜻한 말 들을 일이 별로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