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근처에서 면접이 있었다. 1시간 전에 도착해서 (항상 일찍 가는 편이다, 길 잃을까 봐) 점심을 먹기로 했다.
광화문 점심값은 무섭다고 들었다. 만원은 기본이고, 좀 괜찮은 데 가면 15,000원도 훌쩍 넘는다고. 취준생 지갑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그런데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직장인들이 줄 서 있는 작은 식당을 발견했다. 메뉴판을 보니 점심 특선 7,000원. 제육볶음 정식이었다.
줄 서서 기다리는데 앞에 직장인들이 "여기 양 많아서 좋아"라고 하는 게 들렸다. 기대하며 들어갔다.
정식이 나왔는데, 와. 제육볶음 양이 진짜 많다. 반찬도 네 가지나 오고, 된장찌개도 따로 나온다. 7,000원 맞나? 고향 식당 가격 같다.
제육은 매콤달콤하고 양파가 아삭아삭했다.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고 된장찌개 국물로 마무리했다. 배가 너무 불러서 면접 때 졸릴까 봐 걱정됐다.
결론적으로 면접은 잘 봤다 (결과는 아직 안 나옴). 배부르게 먹어서 긴장이 덜 됐던 것 같다. 빈속에 면접 보면 떨려서 말도 잘 안 나오는데, 오늘은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