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탈락 메일이 왔다. "귀하의 역량은 훌륭했으나 아쉽게도..." 이 문장 벌써 몇 번째 보는 건지. 처음에는 상처받았는데 이제는 무덤덤해졌다. 그래도 오늘은 좀 힘들었다. 열심히 준비한 곳이었거든.
집에 가기 싫어서 홍대를 돌아다녔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빨간 조명 아래 떡볶이 냄새를 맡았다.
"이모, 떡볶이 1인분에 순대 반 인분이요."
포장마차 같은 곳이라 좌석이 작은 플라스틱 의자다. 앉으니까 바로 앞에서 떡볶이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빨간 국물이 무섭게 부글거리는데, 오늘 내 마음 같다고 생각했다.
나온 떡볶이는 진짜 매웠다. 한 입 먹자마자 땀이 났다. 근데 그게 좋았다. 매운 걸 먹으면 다른 생각이 안 난다. 그냥 "맵다, 맵다, 물 어디있지"만 생각하게 된다.
순대는 쫄깃하고 고소했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니까 또 다른 맛이다. 마지막에 남은 국물에 주먹밥 시켜서 비벼 먹었다. 이게 진짜 마무리.
배부르게 먹고 나니까 아까 그 우울함이 조금 사라진 것 같았다. 뭐, 떨어지면 어때. 떡볶이 먹을 수 있으면 됐지. 다음 면접 또 준비하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