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서울 가서 뭐해?" 친구가 물었을 때 "취준하지 뭐"라고 답했다. 근데 취준만 하면 미친다. 정말로. 그래서 틈틈이 무료 전시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덕수궁 옆에 있다.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 같다. 네모난 콘크리트 건물인데 뭔가 세련되고 멋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특별전이었다. 솔직히 현대미술은 어렵다. "이게 왜 예술이지?" 싶은 것도 많다. 근데 오늘 본 작품 중에 마음에 와닿는 게 있었다.
커다란 캔버스에 검은 선들이 어지럽게 그어진 작품이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작가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그린 거라고 했다. 그 선들이 갑자기 다르게 보였다. 혼란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느껴졌다.
나도 지금 비슷한 마음이라서 그런가. 그 작품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
미술관 4층 테라스에서는 덕수궁과 서울 도심이 한눈에 보인다. 거기서 잠깐 앉아있으니까 복잡한 마음이 좀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무료인데 이 정도 경험을 할 수 있다니. 서울의 좋은 점 중 하나다.